김광진 인터뷰

김광진 인터뷰


: 전업 뮤지션이었던 지난 앨범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.

김광진 : 음악에 전념하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다. 아무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니까. 하지만 이번에도 하고 보니 난 일하고 음악을 같이 할 때 더 잘됐던 것 같다. 음악에 전념했을 때 실패하면 생활이 불안정해지는 건 나에게 상당한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. 일단 수입이 불안정해지고, 생활수준이 떨어지니까. 그리고 음반 홍보에 신경 쓰고, 날 다잡으면서 하루에 몇 시간씩 음악을 하는 것도 힘들다. 나한테는 음악에 몰두하는 생활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.

: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있는 것 같다. 하지만 당신은 펀드매니저와 작곡가 양쪽에서 계속 성공을 거둔 편 아닌가.

김광진 : 한 때는 내가 음악만 잘 하면 다 평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. (웃음) ‘마법의 성’도 잘 됐으니까. 그런데 그 다음 작품들은 안 되더라. 음악에 대해 반응도 없고, 수입도 없을 때의 불안정함이 싫었다. 특히 내가 음악하는 걸 싫어할까봐 더 그랬던 것 같다. 나는 원래 무슨 일을 하든 부담을 지고 싶지 않은 성격이라서, 이번 앨범의 ‘행복을 주는 노래’에서도 ‘아님 말고’라는 가사를 넣었다. 누구에게 행복을 강요하긴 싫으니까. 그런데 내가 음악에 대해 부담 갖긴 싫었다.


: 음악에 부담을 갖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반영하려는 태도가 당신의 독특한 음악적 감수성을 만드는 것 같다. 당신의 음악은 정말 클래식의 성악가가 부르는 것처럼 아무리 슬픈 노래라도 한번쯤 감정을 정화시켜 소화한다.

김광진 : 내가 서른이 다 돼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. 그 전까지는 공부도 굉장히 열심히 했고. 음악도 하고 싶지만 내 커리어도 가지고 싶고. 나에게 음악은 다른 뮤지션처럼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. 그래서 한 발 떨어져서 보게 된다. 음악에서 나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다. 그리고 내가 음악을 시작하던 시절 유희열, 장필순, 조동진 같은 뮤지션들과 어울렸는데, 그 때 전부 감정을 절제하는 정서를 가지고 있기도 했고.
: 그게 1990년대의 뮤지션들 중 당신의 음악이 차별화될 수 있는 이유 아닐까. 당신은 음악적인 테크닉이나 흐름의 변화 대신 오직 자신의 감수성을 표현하는데만 초점을 맞춘다.

김광진 : 내가 어떻게 해야 대중에게 접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 음악을 잘 못할 거 같다. 그냥 내가 가진 걸 끌어내는 게 유니크하다. 내 걸 잘 끌어내서 진짜 감동을 주고 싶은 게 목표다. 나 자신도 조금 조금씩 변하니까. 그런 변화에 따라서 해보고 싶은 걸 하는 거다. 클래식으로 따지면 베토벤 같은 음악. 멜로디가 화려하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듣다보면 묵직한 감동을 주지 않나.

: 그만큼 당신이 음악을 만들려면 생활이 안정돼야 할 것 같다.

김광진 : 물론이다. 불안한 거 싫다. (웃음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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